진보의 미래와 2012년
신문을 보다 하단의 책 광고 하나와 마주친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미공개 육필원고와 육성기록을 엮은 <진보의 미래>라는 책이다. 여느 책 광고와 마찬가지로 광고 내용 속에 큼지막하게 책 내용 중 한 구절을 발췌하여 적어 놓았다.
갑자기 얼마 전에 본 영화 <2012>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갑작스런 자연재해로 서기 2012년에 인류가 종말을맞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의 뒷 부분에는, 맨 마지막까지 "간택"되어 최후의 "방주"에 승선할 자격을 얻어 승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앞으로 엄청나게 높은 쓰나미가 몰려오는 장면 설정이 있다. 영화는 여기서 모든 사람들이 같이 죽는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나머지 사람들을 다 태우고 가려는 측과 이미 승선한 사람들이라도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빨리 배의 문을 닫고 출발하려는 측의 대립 구도를 만든다. 결국 이야기는 위험을 무릅쓰고서 배의 문을 다시 열어 모든 사람들을 태우고 우여곡절 끝에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일 뿐, 만약 실제 이런 일이 우리 앞에 벌어진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에 대해 나는 상당히 회의적이다.

사실 스토리야 다르겠지만 이 문제는 늘 우리 주변을 맴도는 일종의 "패턴" 같다. 이 문제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이 궁금했는데, 고맙게도 광고는 바로 옆 칸에 한 구절 더 발췌를 놓은 센스를 보인다.
"우리는 역사가 돈의 편이 아니라 사람의 편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이 길을 가는 것입니다. 다만, 그 막강한 돈의 지배력을 이기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모든 힘을 다 짜내고 이를 지혜롭게 조직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 돈. 믿음. 그리고 앞으로 다가 올 2012년 (종말을 말하는게 아니다. 2012년 우리 앞에 펼쳐질 많은 선택의 순간들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리고 또 나는, 어떤 믿음을 가지고 어느 편에 서서 어느 길을 걸어야 하나. 솔직히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불혹의 나이에 갈팡질팡해 하는 이런 내 모습이 다만 안쓰럽고 부끄러울 따름이다.
by thinkr | 2009/12/11 14:25 | 트랙백(1) | 덧글(1)
Realtime Web 간보기
한국 developerWorks '웹 개발 다반사'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입니다. 15장-30초 규칙의 페차쿠차 형식 발표이다 보니 제대로 설명 못하고 넘어간 부분도 많고 또 시간에 쫓겨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조차도 잘 기억나지 않고 하여 간단한 설명을 곁들입니다.

이어지는 내용
by thinkr | 2009/12/06 00:57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공감(sympathy)에 관한 소고
우리의 뇌는 마치 인터넷 상에 놓여있는 컴퓨터처럼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서로 반응 한다. 우리 뇌의 그런 반응능력을 '거울 뉴런(mirror neuron)'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건 혹은 다른 뭐라 부르건 간에, 분명한 것은 우리 뇌가 무언가 우리 바깥의 사물이나 사람의 움직임, 표정 등을 볼 때면 마치 자기가 직접 행동하고 느끼는 것처럼 반응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내가 손발을 움직이고 웃거나 눈물을 흘리면서 직접 행동을 할 때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와 내가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느낌을 오감으로 받아들이거나 심지어 상상만 하는 가운데라도 반응하는 뇌의 부위가 서로 동일한 것은 어쩌면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인간이란 동물이 진화를 거듭해 오면서 만들어 낸 최적화의 산물 가운데 하나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제 저녁 TV 드라마에서 주인공 남녀 두 사람이 서로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나누는 장면을 보았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이 일품인 탓도 있겠지만, 두 사람의 그 애틋한 마음이 마치 내가 직접 그 장소에 있는 양 고스란히 내 가슴으로 파고 든다. 나는 가슴을 잡았지만, 실은 그것은 나의 뇌가 그 장면과 연관된 내 뉴런들을 자극하고 그 자극이 다시 내 변연계를 통해 감정으로 고스란히 전달되어 다시 변연계와 연결된 심장 부위를 자극한 것임에 틀림없다. 나는 완전 공감한 것이다.

우리는 가끔 즐거워서 웃기도 하지만, 억지로라도 얼굴에 웃음을 지으면 덩달아 즐거워진다는 말을 듣곤 한다. 혹은 다른 사람들의 즐거운 표정과 행복해 보이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저절로 행복하고 평화로운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어쩌면 우리 뇌가 다른 사람의 행복한 느낌을 마치 자기 자신의 것인 양 고스란히 받아들인 공감의 결과가 아닐까.

그래서인지 우리 주변에는 왠지 함께 있기만 해도 즐거워지는 사람들이 있다. 필경 그 사람들은 행복과 즐거움의 에너지를 방출하고 우리는 그 즐거움에 공감하는 것일 테다. 최근에 읽은 프랑크 나우먼의 책 <호감의 법칙>에서도 이 점을 잘 설명하고 있다. 분야는 다르지만 이탈리아 출신 신경과학자 마르코 야코보니도 자신의 책 <미러링 피플>에서 거울뉴런과 공감에 대해 얘기를 늘어 놓는다.

비유는 다르지만, 복잡계 과학에서는 반딧불이 얘기가 자주 등장하곤 한다. 반딧불이는 어느 한쪽의 반딧불이가 불을 밝히면 주변의 모든 반딧불들이 함께 불을 밝힘으로써 멋진 반딧불 세상을 만드는데, 이게 바로 복잡계의 전형적인 예라는 것이다. 서로 공감한다는 면에 있어 어쩌면 우리는 작은 반딧불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모두 작은 반딧불이들이다.










* 그림 출처: http://imgs.xkcd.com/comics/firefly.jpg
by thinkr | 2009/11/30 10:41 | 트랙백 | 덧글(2)
온라인 책관리 서비스 플라타너스트리 알파2 릴리즈
가끔 가는 고궁의 뒷뜰에서 떨어진 플라타너스 잎새을 발견합니다. 고개 들어 하늘 한번 보니 어느 시인의 말처럼 어느새 계절은 또 가을로 가득 차 있군요.

작년 이 맘 때 온라인 책관리 서비스인 플라타너스트리를오픈하였습니다. 여러모로 허접한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이후로 많은 분들이 서비스를 이용해 주시고 또 부족한 부분에대한 의견들도 주셨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개편을 미루고 있다가 이번에 조금 손을 보아 새롭게 알파2 버전을 릴리즈하게되었습니다. 하고 보니 공교롭게도 또 가을이군요.

이번 알파2 릴리즈에 새로 추가되거나 변경된 부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타임라인(timeline) 개념을 강화하여 다른 사용자들과 활동내역을 공유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2. 전반적으로 사용자 인터페이스 부분을 조금 더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선하였습니다. 특히 책관리 서비스인 만큼 책에 대해서는 "책 박스(book box)" 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한 눈에 책에 대한 모든 정보를 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3. 내 책장에 "읽을 책", "읽는 중", "책창고" 칸을 두어 책에 대한 관리를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4. 도메인명을 기존 platanustree.com에서 pltree.com으로 변경하여 도메인 입력을 조금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따라서 기존 도메인으로 걸려있던 링크나 RSS 피드 주소는 유효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5. 기타 그간 사용자들이 주신 이런저런 개선사항들을 (일부분) 반영하였습니다.

알파2 버전 역시 지난 버전과 마찬가지로 오픈ID 기반이며 http://pltree.com으로 접속하여 본인의 오픈ID로 로그인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리며, 개선사항이나 추가 건의사항 등은 이곳 블로그의 댓글이나 또는 플라타너스트리 전용 게시판에 남겨주시면 반영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1년간 어린 플라타너스트리를 지켜주신 사용자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by thinkr | 2009/11/06 13:45 | 트랙백 | 덧글(0)
Dropbox와 Evernote의 불편한 진실
DropboxEvernote는 유용한 정보관리 도구들이다. Dropbox에는 로컬 폴더에 저장된 자료들을 다른 PC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동기화 기능이 들어 있고 Evernote 역시 다양한 유형의 메모를 간단하게 작성할 수 있고 또 서로 다른 PC 간에 자료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이동이 많고 여러 대의 PC를 사용해야 하는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특히 요긴할 수 있다.

최근에 내 노트북에 Snow Leopard를 설치했다. SL의 멋진 바탕화면을 갖고 싶은 맘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새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면 맥북의 속도가 훨씬 빨라질거라 하길래 설치를 했는데, 이상하게 SL을 설치한 이후로 느껴지는 체감 속도가 늦으면 늦었지 더 빨라졌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나만 그런가 하고 구글링을 해 보니 애플 포럼에도 느려진 SL에 대한 토픽이 올라와 있다. 쩝. 돈 낭비에 시간 낭비. 괜한 짓 했네 그려.. 하다가.

혹시나 해서 애플리케이션 모니터를 띄워 보았다. 대체 갑자기 왜 이렇게 느려지는 거야? 공교롭게도 '불편제공자'는 Dropbox 였다. 최근에 Dropbox에 새 파일들을 여럿 복사해 놓다 보니 Dropbox가 물밑에서 그 파일들을 서버와 동기화시키느라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Dropbox를 끄자 시스템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상으로 돌아간다. 요란하게 울어대던 팬 소음도 멈췄다. 다시 평화롭고 조용한 세상이 된 것이다.


Dropbox나 Evernote 같은 프로그램들은 내 PC의 자료를 원격지의 서버 저장소와 자동으로 동기화시켜 주기 때문에 상당히 편리한 도구들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이런 편리함의 이면에 숨어있는 다른 측면들 역시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새삼 느낀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는 법. 꼭 필요할 때 사용하고 필요한 만큼만 - 정치인들의 용어를 빌자면 '적절하게' -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영문도 모른 채 '불편유발자'로 매도당할 뻔 했던 애꿎은 백표범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by thinkr | 2009/10/22 09:44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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