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와 함께 한 반년 by thinkr

2008년의 CC Korea Hope Day가 끝이 났다. 두 어 시간 남짓한 행사였지만, 실은 이 행사에 크리에티브 커먼즈 코리아(Creative Commons Korea)의 1년이 고스란히 녹아 있음을 나는 안다. 발표자 각자에게 철저히 3분간씩의 시간만 주어진 페차쿠차지만, 실은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프레젠테이션만 틀어 놓아도 그게 무얼 말하는지 우리는 안다. 아주 많은 분들은 아니지만 CC에 호기심하고 공감하고 관심을 가지는 분들을 모시고 함께 나누고 즐거움을 공유했던 자리.

내가 정확히 언제부터 CC에 발을 들여 놓았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올 여름 어느 비오는 토요일 날이었던 것은 기억한다. 그로부터 반 년, 나는 아무 것도 모르면서 CC를 쫓아 다녔었다. "신입(?)"이라는 이유로, 또 정말이지 "아무 것도 모른다"는 이유 때문에 나이를 잊고 더 용감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실은 나는 아직도 CC가 무언지 잘 모른다. 호프데이 행사가 끝나고 CC자원활동가들만 옹기종기 모인 뒷풀이 자리에서 한 분이 이런 말을 했다. "CC가 무언지 아직 잘 알진 못하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CC는 사람입니다." 나는 그 순간 마크 펜과 킨니 잴리슨이 지은 <마이크로트렌드>를 떠올렸다.

마이크로트렌드는 '열정적인 주체성(identity) 집단'을 가리킨다. 기업이나 마케터 혹은 정책 입안자 등등, 좌우지간 사회의 행동 방식에 영향을 끼치려는 현재의 무리들이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니즈와 욕구를 보유한 채 성장해 나가고 있는 주체성 집단.

그런 것 같다. CC는 창작, 열림, 나눔의 철학으로 세상에 변화를 일으키려는 세상의 아주 작은 점일 뿐이다. 그리고 그게 내가 CC에 나가고 시간을 쪼개 CC'질'을 하고 또 CC를 좋아하는 이유다.

덧글

  • ikspres 2008/12/13 23:04 # 삭제

    악~ 멋쩌보이는 행사네요. 담엔 꼭 저도 한 번 가보고 싶어요. 요새는 회사일로 삶이 너무 팍팍해져서 그런지 더욱 이런 행사가 부럽네요.
  • GreatDG 2008/12/15 13:00 # 삭제

    맨날 모르신다고..^^;; 그날 3M 비유는 킹왕짱이였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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