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ls + Merb, 또 하나의 인수합병 by thinkr

오늘 뜨거운루비에 Rails와 Merb 개발팀이 합세하여 Rails 3.0을 만들기로 했다는 기사가 올랐다. 지난 달 대안언어축제에서 Merb를 Rails와 비교하면서 소개할 때만 하더라도 나는 Merb와 Rails가 이렇게 "인수합병"을 감행하리란 예상은 하지 못했었다. 그저 두 개의 프레임워크가 컨셉도 다르고 철학도 상이하니 서로 "선의의 경쟁"을 주고받으며 잘 발전하겠거니 생각했었다.

물론 Merb가 그 태생부터 Rails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태어났고, 또 개발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Rails가 비교 기준이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Merb의 많은 개념들이 Rails와는 다른 행로를 걸었었다. 예를 들어, Rails가 관례(convention)를 중시한다면, Merb는 조금 더 명시적인 설정을 택했다. Rails가 생산성을 위해 다른 부분을 조금 희생했다면, Merb는 성능(performance)을 우선시하면서도 애자일할 수 있는 길을 찾았던 것 같다.

철학이 다른 사람들이 만나 함께 지내는 것이 물론 세상이지만, 또 한편 생각해 보면 철학이 다른 사람들끼리 만나 무언가를 공동으로 만들어 낸다는 것 자체는 짐짓 생각해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닐 듯 하다. 기사에도 나오듯이, Rails와 Merb가 서로 반목하면서 루비 커뮤니티에 분란을 조장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 결정한 일이란 말은 그래서인지 많이 따뜻하다.

마침 우리나라 인터넷에는 요즘 미투데이 서비스가 네이버와 합한다는 얘기로 북적인다. 공교롭게도 미투데이는 국내에서 Rails로 개발된 몇 안되는 대표적인 인터넷서비스 가운데 하나다. 미투데이 사용자이긴 하지만 거의 미친이 없는 나로서는 미투데이와 네이버가 합하는 것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할 생각도 자격도 없다. 다만, 많은 사용자들이 말했던 것처럼, 나 역시 긍정적인 상승작용을 기대하고 믿을 뿐이다.

To be honest I don’t love the idea of having less choice in Ruby web-framework world. However, I do think this bodes well for Rails. We can only hope innovation stays alive within the combined team (and that their perspectives only enhance each other and don’t outright conflict).

Rails 2.0과 Merb 1.0이 합쳐진 Rails 3.0은 어떤 모습일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p.s. Merb가 기존 사용자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하니, 현재 Merb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계신 분들도 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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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ils 3.0-3.1-3.2-4.0 Version 정리 « mrmsk 2014-04-05 16:14:08 #

    ... byonrails.org/2008/12/23/merb-gets-merged-into-rails-3 Rails 2와 Merb가 합쳐서 Rails3 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습니다.사실 두 프로젝트는 서로 경쟁관계에 있었고 추구하는 목표가 완전히 다른쪽이었습니다. 이만하면 3.0 의 버전을 붙일만한 변화였습니다. 정리하여 변경된 사항을 보자면 ... more

덧글

  • xeraph 2008/12/24 20:50 #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시길 바래요~~ 메리 크리스마스~*
  • ikspres 2008/12/24 21:08 # 삭제

    역시 루비계는 크리스마스 년말에 꼭 선물을 하나씩 주는군요.^^ 반가운 소식입니다.
  • 하얀말 2008/12/26 13:45 # 삭제

    RoR + Merb를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배웠으면 한다는 생각이 뜬금없이 든 1인... 푸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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