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다시 블로그일까?
엊그제 NHN에서 새로운 블로깅 도구인 XE 텍스타일을 발표한다는 기사가 나더니만 어제는 또 구글에서 드디어 텍스트큐브를구글서비스에 통합했다고 하는 기사가 올랐다. 인터넷 사용자인 개인이 자신의 일상을 웹 공간에 연대기 형식으로 기록하는 글쓰기 방식인 소위 '블로깅(weblog)'이 처음 등장한 것은 10년도 더 된 일인데다, 우리 생활 속에 일상화된 것도 제법 오래 전일이다. 내 기억으로, 아마 2007년도인가 <전국 인터넷 사용자 조사> 통계자료에서 우리나라 인구 중 블로깅을 하는사람들의 비율이 50%가 넘는다는 수치를 본 적이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미 시중에는 블로깅을 할 수 도구들이 넘쳐난다. 굳이 외산 서비스들은 차치하고서라도, 국내만보더라도 티스토리와 이글루스라고 하는 걸출한 서비스가 있고, 각 포털 사이트들도 저마다 제각각 블로그를 개설할 수 있는 도구들을제공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왠만한 언론사 사이트나 인터넷 서점, 심지어는 쇼핑몰에서도 블로그를 개설할 수 있는 기능을제공하고 있으니 아마 블로깅 도구가 없어 글을 쓰지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도 같다.

그런데 왜 또 느닷없이 블로그일까? 그것도 국내와 해외를 대표하는 가장 큰 회사에서 비슷한 시기에 새로운 블로깅 도구들을 들고 나온 이유는 도대체 무얼까?

혹자는 지금의 블로깅 도구가 너무 무겁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쉽게 사용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또 다른 이는 지금의 블로깅 도구들이글쓰는 사람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도구가 나와야 한다고 얘기한다. 세상의 모든 콘텐츠들이 0과1로 표현되고 있는 디지털 시대이니 디지털 시대에 맞는 글쓰기 도구가 필요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정말이지 그동안 우리는 글쓰기 도구가 없어서 글을 쓰지 못한 걸까? 혹은 글쓰기 도구가 너무 불편해서 내속에 들은 상념들을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했던 걸까? 노트 한 권, 아니 어쩌면 쓰다 남은 이면지 한 장과 잘 나오는 볼펜 한 자루만 있어도우리는 넉넉하게 글을 쓸 수 있는 재능을 물러 받았다. 문제는 도구가 아니라 "글 자체"다. 소설가나 기자처럼 글쓰는 일로 밥 먹고 사는 사람이아닌 이상, 글 쓰는 재주도 없을 뿐더러 치열하게(혹은 한가하게) 글을 쓰며 보낼 시간도, 머리 속에 든 것도 부족하다. 게다가 글을 써야 한다는 맹목적인 '의무감'에 그동안 너무 지쳐 버렸다. 도구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런 짧고 속좁은 생각을 가진 내게 새로운 블로깅 도구들은 그저, 웹 상의 트래픽이 자꾸만 블로그 콘텐츠로 몰아지고 있는 현실 상황에서, 어떻게든 콘텐츠의 이니셔티브를 놓지 않으려는 메이저 인터넷 업체들의 자리다툼 마냥 보일 뿐이다.

끌리고 쏠리고 들끓지 말자. 꼭 필요한 일만 하며 살기에도 버거운 것이 세상이다.
by thinkr | 2009/07/31 10:37 | 트랙백(2)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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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시답잖은 지식과 개똥철학 at 2009/07/31 14:25

제목 : 우리는 언제나 창작과 비평과 소통에 목말랐다
오늘은 약간 감상적일 수 있는 이야기. 핸드폰도 없고 인터넷이 뭔지도 잘 몰랐을 때 조차 우리는 소통에 목말랐다 그리고 글쓰기를 기본으로 하는 창작과 남이 창조한 콘텐츠의 비평은 자연스러웠다. 거대 기업이 등장하여 인터넷 망을 열심히 깔아 집집마다 고속 인터넷을 돈 몇 만원 내면 사용할 수 있게 해 주기 전에도 2400bps 모뎀으로 접속하여 파랗거나 녹색인 화면에 뜨는 글씨를 보기 위해 복잡한 과정을 일일이 거쳐야만 했던 BBS시절 이전에도 ......more

Tracked from laziel's me2.. at 2009/08/03 14:29

제목 : 라지엘의 느낌
글을 써야 한다는 맹목적인 '의무감'에 그동안 너무 지쳐 버렸다. 도구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more

Commented by 두아쓰 at 2009/08/02 06:50
블로깅 도구에 따라서 글을 더 잘 쓰는것은 아니라는 의견은 동감이지만, 사용성은 편리한게 좋겠죠. 태터툴즈 클래식은 저에겐 혼돈 그 자체였거든요. 글을 잘 쓰는 편은 아니지만, 티스토리나 텍스트큐브, 이번에 발표된 XE 텍스타일은 기존의 서비스형 블로그에서 제한된 기능을 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기 때문에 이렇게 발표하거나,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또, 태터툴즈(요즘은 텍스트큐브로 바뀌었죠)를 쓰고 싶어도, 웹 호스팅을 받지 않으면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에 티스토리가 인기를 끌었던 것도 있죠. 아참, 텍스트큐브닷컴은 원래 TNC것이었고, 구글코리아에 인수되었다가 결국 구글코리아에 통합된 것입니다. 지금이야 해외산이지만 본적지는 우리나라입니다. 약 1년 전 부터 클로즈 베타 서비스 중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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