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과 롱테일(long-tail) by thinkr

창작자가 공들여 만든 창작물들이 각종 디지털 장치를 통해 불법적으로 복사되고 유통된다. 이건 분명 저작권이라는 권리를 침해한 심각한 범죄 행위이며 이래서는 창작자들이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할 수 없을 뿐더러 도저히 먹고 살 수가 없다 한다.

그런가하면 한편에서는 디지털은 그 본질상 복제되고 유통되는 것이 당연한 속성이니 아날로그 시대에 만들어진 구닥다리 제도에 현실을 맞추기 보다는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창작 문화와 새로운 저작권 제도를 주창하는 목소리도 있다.

내 생각에 '창작자'라는 직업군에는 적어도 두 범주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자신의 창작물이 이미 시장에 알려져서 가격이 매겨져 있고 그래서 그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되어 버린 창작자 그룹이고, 나머지 하나는 어떻게든 자신의 창작물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창작자 그룹이다. 물론 이 두 그룹의 창작자들 모두가 자신의 창작물에 대해 자동적으로 저작권을 부여받겠지만 실제로 그 부여받은 권리를 주장하여 자신의 재산권을 요청할 수 있는 창작자들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롱테일이다.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창작물에 대해 권리 침해를 외칠 정도의 '지위'에 까지 오른
소수의 창작자들과, 언감생심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보다는 어떻게든 자신의 창작물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자신과 자신의 창작활동, 그리고 자신의 창작물에 대해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다수의 창작자들. 꼭 개구리와 올챙이일까.

디지털은 분명 창작활동의 많은 것들을 바꿔 놓았다. 전통적인 방법보다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빠른 시간에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창작물을 알릴 수 있는 메커니즘을 제공하기도 하고, 보다 많은 창작 꺼리를 찾을 수 있게 만들어 주고, 보다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어차피 모든 창작 활동이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것이 아닌 다음에야, 디지털은 분명 창작자들이 그 위에 올라 타 보다 멋진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인의 어깨'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으랴. 자신의 창작 활동에 디지털을 이용하기로 선택한 창작자라면 디지털이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부작용도 어느 정도는 감내할 수 있어야 공평하다. 자신의 창작물과 창작 활동이 거인의 어깨 위에 있었기에 더욱 더 빛을 발한 것이라면 적어도 그 어깨 아래 부분에 대해서까지 자신의 몫을 주장하는 것은 어째 좀 불공평해 보인다. 디지털에 의해 자신의 창작 활동이 심하게 훼손되고 방해된다고 생각한다면 디지털을 이용하지 않으면 된다. 세상에는 아직도 원고지에 원고를 쓰고 종이책으로만 출간하는 작가들도 많으니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출판물 혹은 음반을 온라인 상에 공개하고 오프라인의 인쇄물이나 음반 판매로 수익모델을 찾으려는 창작자들의 새로운 시도를 보면 즐거움을 넘어 아름답게 보이기까지 한다.무작정 막고 장벽을 치고 방어하고 응징하려기 보다는 적어도 도움을 받은 만큼이라도 열어 베푸려는 열린 마음이 그리운 아침이다.

덧글

  • lesperan 2009/09/01 16:03 # 삭제

    아아아 공룡 그림 귀엽습니다. 롱테일을 저렇게 설명한 그림은 처음 봐요 -0-
  • jennifer 2009/09/28 21:27 # 삭제

    우왕 공룡 귀엽다. 저 그림 사용해도 되는 그림인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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