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네이버] 로부터 무엇을 얻을까?
종종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네이버(Naver)는 사용자들에게 여러 가지 편익을 제공합니다.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 주고, 일기(blog)를 쓸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해 주고, 사진도 올릴 수 있게 해 줍니다. 카페에서 다른 사람들과 서로 얘기를 나눌 수 있게도 해주고 쇼핑에 필요한 정보도 제공해 줍니다. 그것도 무료로 말입니다. 대신 네이버는 이렇게 쌓인 정보를 이용하여 돈을 법니다. 알다시피 네이버는 광고를 수익 모델로 하는 탓에,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를 사용할수록 네이버는 더 많은 돈을 벌게 되는 구조를 갖습니다. 오늘 기준으로 네이버의 종가는 주당 192,500원입니다.
굳이 특정 업체를 지칭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습니다. 여기 녹색 중괄호 속에는 네이버 대신 다음(Daum)이나 네이트(Nate) 같은 다른 포털 서비스를 대입해도 상관없고, 구글(Google)이나 야후(Yahoo) 혹은 MSN 같은 서비스를 넣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 이기적인 생각입니다.
비단 포털이나 검색엔진 같은 서비스들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실은 페이스북(Facebook)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에도 똑같은 논리가 적용됩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이 서로 관계를 맺게 하는 장을 제공하고 글도 올리고 사진도 올리고 이런 것들을 서로 공유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대신 페이스북은 사용자 약관을 통해 사용자들의 행태와 데이터를 제어하고 페이스북에서 정한 경계 밖을 벗어나지 못하게 만듭니다. 게다가 종종 개인적인 정보 유출로 인한 프라이버시(privacy) 문제도 야기하곤 합니다. 최근 IPO 준비 중인 페이스북의 몸값은 108조 이상 된다고 합니다.
Don Care??
그래서 어쨌다구요? 아무려면 어떠냐구요? 맞습니다. 저 역시 별 관심 없습니다. 네이버의 주가가 얼마든 혹은 페이스북의 자산가치가 얼마든 상관없이, 저 역시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뉴스도 읽고 페이스북에서 친구들과 노닥거릴 뿐입니다.
디아스포라를 기억하나요?

혁신은 가끔 엉뚱한 곳에서 나오곤 합니다. 작년에 소개된
디아스포라(Diaspora) 라고 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도 그 중 하나입니다. 뉴욕대 학생 4명이 창업한 이 SNS 서비스는 실은 그 실체 보다는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쥬커버그로부터 지원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조금 더 유명해진 서비스일 것입니다. 현재 알파버전 서비스 단계인 이 서비스는 페이스북이 갖고 있는 약점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바로 정보통제와 프라이버시 문제입니다.
모든 정보를 페이스북이 갖고 통제하는 것에 반해 디아스포라는 서비스의 소스코드 자체를 오픈시켜 누구든 다운로드 받아서 자신만의 SNS 서비스를 개설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소위 분산형 SNS(Federated SNS)입니다. 또한 애스팩(aspect) 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친구 목록을 여러 그룹(애스팩) 단위로 나눌 수 있게 함으로써 A 애스팩에 속한 사람들과 B 애스팩에 속한 사람들 간에 프라이버시를 유지합니다. 이렇게 되면 술먹고 친구들과 노닥거린 팀장님 험담을 역시 친구목록에 등록된 팀장님이 볼 수 없게 됩니다. 우연히라도 말이죠.
아직 갈 길이 멉니다.서비스는 이제 시작이고, 아직 갈 길은 멉니다. 멋진 아이디어이긴 하지만 아이디어가 멋지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란 걸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근자에 혜성같이 나타났다 번개처럼 하이라이트를 받고 먼지처럼 사라진 구글의 웨이브 Wave 서비스를 혹시 기억하나요? 아마 그런 서비스들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어쨌거나. 그래서인지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기존 SNS 사용자들이 왜 또 새로운 SNS를 사용하겠냐는 당위의 문제부터 디아스포라가 주장하는 연합(federation)의 개념이 과연 무엇이냐 하는 기술적인 문제까지 다양한 문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StatusNet 같은 다른 경쟁 서비스들과의 차별화도 마찬가지구요.
그래도 한번 거들떠 볼 필요는 있습니다. 디아스포라(diaspora)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원뜻은 주로 특정 민족이나 집단이 어떤 이유로 인해 기존에 살던 땅을 버리고 다는 곳으로 이주하는 것을 뜻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유대인이 팔레스타인 땅을 떠난 것이나 일제 강점 하에 우리 민족이 연해주나 일본 땅으로 이주한 것처럼 말이죠.
아마 이 서비스를 처음 생각해 낸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모든 정보가 한 곳에 모이기 보다는 각기 다른 점들로 나눠 있으면서 서로 연결되는 원래 의미의 인터넷 세상. 그리고 그 속에서 인터넷과 디지털이 만나 만들어 내는 새로운 혁신들로 인해 조금 더 인간답고 풍요로운 세상이 펼쳐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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