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블로깅에 이어 두 번째 탐방입니다. 지난 번에는 새로 오픈한 대한민국 공유자원포털 서비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한번 알아 봤다면, 이번에는 실제로 그 속에 어떤 데이터가 있고, 그 내용은 어떤 것들인지 한번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참고로, 대한민국 공유자원포털 서비스라는 것은 한마디로 우리나라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국민에게 개방하여 제공하는 각종 데이터와 프로그램(오픈 API)을 한 곳에 모아놓은 포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털의 메인페이지에 보면 이 포털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과 데이터의 종류와 양이 잘 요약되어 있습니다. 프로그램(오픈API를 말합니다)의 경우 "23개 기관 501종", 데이터(엑셀이나 HWP 파일 등의 형태로 제공되는 정보를 말합니다)의 경우 "17개 기관 7,050종"이라고 되어 있네요. 그리고 그 아래에는 각각의 데이터들을 다시 지식활동, 경제활동, 문화/예술 등 8개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디렉터리를 구성해 두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프로그램 서비스 부분만 어떤 데이터들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로그램 서비스는 사이트에 "서비스, 소프트웨어, 컴포넌트 형태의 국가공유자원" 이라고 정의되어 있지만, 2011.8월 현재 소프트웨어는 1건 밖에 없고, 컴포넌트는 기존에 정부가 별도로 추진한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의 산출물을 그대로 옮긴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서비스(오픈 API) 259종만 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라고 하는 것은, 저도 이번에 알았지만, 정부가 각종 웹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IT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오픈소스 형태로 배포하는 J2EE 기반의 웹 프레임워크입니다. 이게 왜 필요한지, 왜 정부가 이런 일에 예산을 써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스프링(Spring) 이나 루비온레일스(Ruby on Rails) 또는 쟁고(Django) 같은 것을 정부가 돈 주고 만들어서 Apache 2.0 라이선스를 붙여 오픈소스로 배포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서비스의 종류를 한번 봅니다. 서비스 제공기관 별로 보니 국가행정기관이 66%로 가장 많고, 이어서 민간기관이 22%군요. 민간기관이 뭘까 싶어 의아해서 봤더니, 네. 네. 그렇습니다. 바로 네이버나 다음, SK텔레콤, 알라딘서점 같은 인터넷 기업들에서 제공하는 오픈 API 들입니다. 하기야 이것들도 "국가공유자원"이긴 하죠.^^ 서비스에 대한 더 자세한 내역은 서비스 제공통계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기 나와 있는 모든 오픈API 들을 다 둘러보기엔 품이 너무 많이 걸릴 듯 해서 우선 두어 가지만 (무작위, 아니 마음 내키는 대로) 한번 들어가서 사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최근 폭우로 관심이 높아진 재난관리 부분을 한번 들어가 보았습니다. 첫 페이지에 산사태위험정보, 침수상황정보 같은 것들이 보이는군요.

소방방재청에서 제공하는 산사태위험지예보정보를 한번 조회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SOAP 프로토콜의 End Point URL이 나와 있고, 활용신청은 해당 제공기관에 문의하라고 되어 있군요. 그래서 사이트에 나와 있는 제공기관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보기로 했습니다. 앗. "전원이 꺼져 있어 소리샘으로 연결" 되는군요. ㅜㅜ 지금 시각 오후 5시. 벌써 퇴근하신 건 아닐텐데. 아마 수해복구 때문에 바쁘신가 봅니다.

그래서 이번엔 침수상황정보를 조회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가 잘못 골랐군요. 서비스 제공방법이며 소관기관, 담당자, 담당자 연락처가 모두 앞의 것과 똑같습니다. 하는 수 없습니다. 담당자에게 이메일이라도 보내볼까 하다가 그만 두기로 합니다. 괜히 공무집행방해 소리라도 들을까 하는 소심함에서.
이번에는 아예 관심을 돌려 봤습니다. 보건 분야에 보니 "의약품안전" 카테고리가 보이네요. 그 중 건강기능식품 정보조회를 한번 조회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런 건 앱(app)으로 만들어도 유용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말이죠. 역시 제공기관에 활용신청을 하도록 되어 있군요. 그래서 다시 페이지에 나와있는 제공기관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봅니다. 이번엔 되겠죠?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금 거신 번호는 국번이 없는 번호"라는 ARS 멘트가 나오고 The dial number wrong ... 어쩌고 저쩌고 하는 영어 멘트가 이어 집니다. 제길헐. 이 사이트 만든 사람들은 도대체 검수를 발로 한 걸까요?

제가 생각해도 저는 제법 끈기가 있습니다. ^^ 이왕에 시작한 일,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엔 제 관심분야이기도 한 금융을 한번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이틀 전에 미국의 오바마 정부에서 국가부채의 한도 증액도 하고 한 탓에,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데이터나 외환보유고 현황 같은 자료들이 어쩌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와 함께 말이죠. 이윽고..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지, 금융이라는 카테고리 아래 공유자원포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바로 바로 "테마체험관-경제" 한 건 이더군요. 여기서 무슨 데이터를 제공하냐구요? 궁금하신 분은 들어가 직접 한번 클릭해 보시길.

총 259건의 데이터 중 고작 4건 들어가 보고 무얼 판단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지난 번에 이어 "무언가 한번 써 보려고" 국가공유자원포털에 들어갔던 저는 이번에도 역시 실망을 잔뜩 머금고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럴 거 도대체 왜 만들었을까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혹은 네이버나 다음의 오픈 API 서비스를 하루가 멀다하게 매일 사용하고 있는 웹개발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답답함은 그리 썩 즐거운 경험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거 말고 정말이지 데이터의 종류와 그 내용(quality), 데이터의 진실성으로 건의도 하고 블로깅도 하고 싶습니다만.
다음 번엔 오늘 미처 살피지 못한 데이터 공유자원 부분을 볼까 하는데,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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